응답하라 1997에 정은지가 캐스팅 된 이유

응답하라 1997에 정은지가 캐스팅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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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 2020.08.14 17:45
세월이 무색해지는구나
사실 2020.08.15 07:06
알 만한 연기자한테 다 콜 돌렸지

근데 예능 피디 예능 작가가 만든 첫 드라마를 누가 하겠냐고

그러다가 얻어걸렸지

일단 킵하고 계속 유명 배우들한테 콜은 했고 하지만 점점

시간은 촉박하고

첫작품 대박 터지고 응답시리즈 유명 배우들 안 쓴 이유도 어쩌면 충분히 이해감

지금은 오디션 따로 안 하고 캐스팅 콜로 충분하니

피디 작가 모두 첫 배우한텐 애틋하고 미안하지

특히 성동일 이일화 배우한텐 고마울 지경이라고
전설의왼발 2020.08.15 13:34
응답하라 1997 캐스팅 마치고 하염없이 울었을정도로 캐스팅 고사가 어마어마했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지금이야 저렇게 말하는거 같은데 실제로는 울며 겨자먹기로 캐스팅 꾸렸는데 그게 대박난거

ㅡ '응답하라'가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나

전혀.배우 캐스팅 때부터 말도 안되게 힘들었다. 밑천이 없으니까, 특 A급부터 밑으로 쭉 내려왔는데 연락한 배우들 모두에게 다 까였다. 배우뿐 아니라 아이돌들, 심지어 연기 한 번 안해본 멤버까지 모두 다 거절당했다. 까여도 너무 까였다.(웃음)

인지도 낮은 케이블 드라마라서 누군가 (시청자) 관심을 끌어줄 스타 한 두명이 필요하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었다. 원래 캐스팅이란 노바디(무명)를 섬바디(스타)로 만들 때 PD나 작가에게 큰 보람을 준다는 걸 나라고 모를까. 하지만 그건 지상파있을 때, 장사로 치면 특급 백화점 1층 점포에 자리잡는 것처럼 비빌 언덕 있을 때 얘기다. (케이블에서는) 누군가 내가 여기서 장사하고 있다고 소리질러줄 A급 스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런데 그게 안된거다. 전혀.

ㅡ 정은지, 서인국 등 주연남녀를 비롯한 조연들 캐스팅이 환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들은 것치고는 전 후 얘기가 너무 다른 것 아닌가.

캐스팅 끝내고 나서 펑펑 울었다. 얘들 데리고 도대체 뭘 할수있지 막막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필요는 발견의 어머니라고? 그건 '응답하라'가 잘되고 나서 얘기였다. 정은지와 서인국, 둘 다 오디션에서 만났는데 느낌은 좋았다. 주연 남녀가 아닌 다른 역할로 써볼까 생각을 했었다. 그 정도가 한계였다. 그후로도 계속해서 부산, 대구, 경북, 경남 등 영남지방 출신들은 물론이고 그쪽에서 군대나 학교 생활한 배우들까지 다 뒤졌다. 심지어 아버지 직업 때문에 영남지방에서 몇 달 살았던 이들까지 다 조사해 연락했다. 당연히 다 까였다.

ㅡ 그래도 정은지-서인국으로 해냈다. 둘은 이제 톱스타 아닌가

시원 역할을 찾느라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 에이핑크 은지를 추천했다. 나는 그때 에이핑크가 에잇(eight, 8)핑크인줄 알고 "멤버가 여덟명이냐?"고 물었다. 내가 아이돌 그룹들을 잘 모른 것도 사실이지만 드라마 주인공의 기대치로서는 인지도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은지를)부르지말라고 했는데 벌써 연락했다는 거다. 어쩔수없이 봤는데 첫 말투부터 딱인거다. 딱 시원인거다. 속으로 "하필 왜 너냐, 너무 아깝다"고 또 펑펑 울었다. 걸그룹의 공산품마냥 규격화된 미모가 싫었는데 그점에서도 은지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갖고 있었다. 서인국은 처음에 성재나 호야 역할로 돌려야겠다고 생각했고.

ㅡ 은지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처음 만나서 바로 대본을 건넸다. 시원이 젝스키스 은지원의 브로마이드가 담긴 잡지를 쫙쫙 찢는 장면을 담은 쪽으로. "읽어 보세요" 했더니 바로 딱 원하는 톤에 플러스 알파의 사투리가 터진 거다. “이것들 뭐꼬, 우리 오빠들 따라지 아이가, 가꼬 온나 확 주 째삔다.” 그 순간 빵 터졌다. 정말 깔깔 웃었고 집에 가서 잠을 청하다 그 모습을 떠올리고는 또 터졌다. 캐스팅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계속 그 생각이었다. "니가 딱인데..왜 하필 (인지도 낮은)너인거야..

속으로는 아깝다. 인지도만 좀 있었어도. 걸스데이 정도만 됐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안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른 배우와 아이돌들한테)계속 까이다 한 달을 넘게 캐스팅에 실패하니  문득 (정은지와 서인국)둘을 할까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우정) 작가에게 전화해서 “어떨까”하니  “하루만 더 생각하자”고 답이 왔다. 다음날 이작가가 “그래 하자”고 연락하길래 내가 "하루만 더 고민하자"고 했고. 이렇게 여러날 둘이서 탁구를 쳤다.(웃음)

ㅡ 에잇핑크 아닌 에이핑크는 사실 꽤 유명한데...그나저나 정은지가 타고난 연기자였나 보다. 신인이 어떻게 연기를 그토록 잘할수 있을까 다들 감탄했다.

천만에 말씀이다. 의지는 강하데 기본은 전혀 없었다.(웃음) 은지와 인국에게 주연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둘 다 기가 너무 좋았다. 열 번 때려도 기가 안 죽을 것 같았다. 신인이지만 주눅 안 들고 따라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막상 (대본)리딩에 들어가니까 은지는 입과 표정이 따로 노는데 "이거 촬영 전까지 언제 가르치나. 되기는 될려나." 또 자포자기하고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스크립터의 표현대로라면 은지의 초반 리딩은 '쩐다'였다. 이런 발연기가 또 있을까 했다. 열흘 째까지도 가능성이 안보여서 그 날 저녁에 술 엄청 마셨다. 여 주인공이 다 끌어가야되는 게 '응답하라'다. 그러니 드라마는 이미 망한 거였다. (웃음)
HWS 2020.08.15 15:21
[@전설의왼발]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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