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랜드>라는 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다가 얼떨결에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주> 창간에 관여하게 된 스즈키 도시오는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의 감독과 인터뷰를 계획하다가 다카하타 이사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와 엮이기 되었다. 이들의 만남이 애니메이션 계에 한 획을 그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시작이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낸 첫 작품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였다 .
하지만, 이 작품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악명(惡名)이었다.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 그건 알고 있네. 하지만 스태프와 회사는 엉망이 될 거야.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까 .”
처음엔 무슨 얘긴가 했다. 하지만 “ 아침 9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을 젓가락으로 이등분해서 아침과 저녁에 절반씩 먹는다. 그 이외는 오직 일만 했다. 음악도 듣지 않았다 ”
는 얘기를 들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나치게 성실하고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 당시 지브리에는 녹음 스튜디오가 없어서 녹음을 하려면 외부에 나가야 했는데,
그런 경우에 미야를 태우고 가는 사람은 엄청난 곤경에 처하게 된다.
어느 루트로 갈 지, 어느 타이밍에 방향 지시등을 켜고 어디에서
브레이크를 밟을지 모든 상황에서 일일이 지시를 내린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은 노이로제에 걸릴 수 밖에 없다 ”
는 부분까지 읽자 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스태프들이 모두 퇴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사람이 내 상사라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악몽을 꾼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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