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년 전 무덤에서 발견된 애절한 사연

420년 전 무덤에서 발견된 애절한 사연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네 늘 나에게 이르기를

둘이 머리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하여 나를 두고 자네 먼저 가시는고

나하고 자식하고 누굴 의지하며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자네 먼저 가시는고


자네 날 향해 마음을 어찌 가지며

나는 자네 향해 마음을 어찌 가지던고


늘 자네더러 내 이르길 

한테 누워서  

이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여삐 여겨 사랑하리

남도 우리 같은가하고 자네더러 일렀는데

어찌 그런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고


자네 여의고 아무래도 내 살 힘없으니

쉬 자네한테 가고자 하니 날 데려가소

자네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으니

아무래도 서러운 뜻이 끝이 없으니

이 내 속은 어디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네를 그리워하여 살까 하노이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찬찬히 와 이르소

내 꿈에서 편지 보시고 한 말

세세히  듣고자 하여 이리 써 넣네

찬찬히 보시고 날더러 이르소

자네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할 말 이르고 그리 가시면

밴 자식 태어나면 누구를 아비하라 하시느고


아무리 한들 내 속 같을까

이런 천지 아득한 일이 하늘아래 또 있을까

자네는 한갓 그리 가 계실 뿐이거니와

아무리 한들 내 속 같이 서러울까

그지그지 끝이 없어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편지 세세히 보시고 내 꿈에 세세히 와 보고

세세히 이르소


나는 꿈에 자네 보리라 믿고 있노이다

꼭 보소서

하! 그지그지 없이 이만 적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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