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아나운서 페이스북 中
'상대를 자극해서는 안된다.' 야구예절의 기본이다.
일본은 경기전부터 계속 우리를 자극했다.
압권은 8강 경기중 준결승 경기일정을 바꾼 것. 핑계는 이랬다.
'일본이 준결승에 올라가면 라이브편성이 목요일에만 가능하다.'
이 무슨 기괴한 핑계인가?
이러다보니 우리선수들은 어떻게든 이기고 싶어했다.
도쿄돔에 와보니 나도 어느정도는 그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
중계부스 위치를 보시라.
기자석 맨끝쪽 관중석 맨뒤에 중계테이블을 차려줬다.
'라디오 중계를 많이 들어와서 중계부스가 모두 찼다.'
아니. 그럼 내 뒤에 닫혀있는 곳은 중계부스가 아닌건가?
분명히 중계부스 두군데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없단다.
중계중에 내가 목소리를 높일때마다 앞자리 일본팬들이 고개를 휙휙 돌리며 나를 째려봤다.
눈도 자주 마주쳤다. 그럴때마다 속으로 외쳤다.
'아우! 제발 좀 이겨라!'
9회에는 도쿄돔이 고요해진 가운데 관중석에서 우리만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앞자리 관중들은 연신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종료후에는 뒤끝있는 몇몇 관중이 퇴장하면서 우리 피디에게 고함을 질렀다.
"길목을 막지 말란 말이야!"
그러니까 누가 길목에다가 중계부스를 차려주라그랬나? 허허허.
내내 약올랐는데 진짜 잘이겼다. 우리대표팀 파이팅!
------
선수들만 악조건은 아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