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odhsxAmPqmI
전용준:
지금 저는 이 자리에 온게임넷의 뜻에 의해 이제 더 이상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브루드워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쉬우시죠? 안타까우시죠? 아, 저 맨날 말 짧게 했는데 오늘은 말 좀 길게 해도 될까요? 저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저도 역시 여러분들처럼 안타깝고 그리고 어…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타까움에 더해서 두렵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스타 중계하는 사람입니다.
'너 뭐 하는 사람이냐?' 저는 스타 중계하는 사람이고 제가 먹고 사는 방법도 역시 스타 중계하는 일입니다.
이제 그 스타 중계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제가 해 왔던 그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도전의 시기에 와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 매우 두렵습니다.
이제 40이 됐습니다. 다시 뭔가를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 직업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두렵습니다.
예전에 이렇게 두려운 때가 있었습니다.
2000년 7월 온게임넷이 개국한다고 했을 때, 당시 iTV에서 아나운서를 하던 저를 보고 누군가가 온게임넷 개국하는데 같이 동참해주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OCN도 아니고, 투니버스도 아니고 만들어지지 않은 온게임넷에 함께 사표 쓰고 와 달라고 하더군요.
그때… 저한테 그 말씀을 한 분은, 언젠가는 게임이 스포츠가 될 수 있다. 게임으로 전 세계의 젊은이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정신나간 소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정신나간 소리를 믿었습니다.
엄재경:
전용준 캐스터가 반평생 정도의 역정을 얘기하고 있을때 뒤에서 무슨 얘기를 할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 만화가 친구들이 더러 있는데, 그 친구 중에 한 명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친구는 뭐냐. 친구는 같이 노는 거다. 같이 노는 애들이 친구다.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저는 굉장히 공감을 했고,
여러분들과 13년 동안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함께 놀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우리는 뭐 그래도, 앞으로도 계속 친구일 테니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