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당해 고교 최고의 투수는 안산공고의 김광현이었다.
이런 김광현과 함께 고교 트로이카로 불리던 선수 중 한명이 광주진흥고의 에이스 정영일이었다.
고교 야구가 의례 그렇듯 고교 에이스들에게 혹사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진흥고의 정영일도 이 운명을 피할수는 없었다.
(정영일의 청룡기 등판 기록이다. 약 일주일간 고등학생이 740개의 공을 던졌다.)
고교야구 혹사에 대해 지금보다 더 수준낮은 인식을 가진 2006년에도
광주진흥고의 에이스 정영일의 혹사는 그 당시에도 엄청나게 뜨거운 감자였다.
국회의원이 인권위에 진정을 넣을 정도로 화제가 된 사건이다.
정영일은 경남고와의 결승전에서 15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222구를 던졌다.
이는 불과 하루전 117개의 공을 던진 고등학생에겐 가혹한 일이었다.
정영일은 경남고의 이상화 이재곤을 상대로 혼자 마운드 위에 올랐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은 결국 패배하고 만다.
고교 졸업이후 정영일은 고향팀인 기아 타이거즈의 제안을 뿌리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된다.
그를 영입한 팀은 LA에인절스 계약금은 약 11억원 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정영일은 고교때와 같은 피칭을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하게 된다.
미국 생활 5년간 정영일이 남긴 기록은 고작 33이닝
그는 고교시절 무리한 등판으로 인해 온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졌으며
여러번의 수술로 선수 생명을 장담하기 어려운 몸상태였던것이다.
이후 정영일은 한국으로 돌아와 2014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하게 되고
SK와이번스에 의해 지명되면서 KBO리그로의 먼 길을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2018년 정영일은 그동안의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모두 떨쳐버리는 혼신의 역투를 포스트 시즌에서 보여주게된다.
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상대 2.2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시작으로
이것이 진흥고 에이스 정영일이다. 이게 내 본모습이다 라고 외치듯이 엄청난 호투행진을 이어간다.
그리고 대망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 베어스 상대 총합계 6.0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SK와이번스의 4번째 우승의 큰 공신이 된다.
또한 한국시리즈는 정영일에게는 복수이기도 했을 것이다.
'박철우' 현 두산베어스 코치이자
두산베어스 포수 박세혁의 아버지
광주진흥고 전감독인 그가 두산베어스 벤치에 있었으니...
너무 늦게 돌아온 길이지만 앞으로의 정영일 선수에게 꽃길만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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