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뚜 "불의 알았다" 사표 후 시위 선봉
169명 희생된 '군의 날' 시위 현장에서 숨져
의사·간호사도 잇단 희생.. 누적 사망 510명
군부 vs 반군 내전 확산일로.. 길 잃은 난민
3년차 미얀마 경찰관 칫 린 뚜(21)는 지난 3일 사표를 던졌다. 자신이 속한 양곤 마웅칫대대에 시위대 사살 명령이 떨어진 직후였다. "경찰을 사랑한다. 하지만 군부가 불의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시위 진압 현장에서 잘 알게 됐다." 담담하게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뒤 그는 반(反)쿠데타 시위에 합류했다. 군경의 진압 전략을 잘 아는 그는 양곤 도심 시위 현장의 선봉에 섰다. 그가 있었기에 시위대는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을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양곤 주둔 군경은 그를 잡으려고 혈안이 됐다. 결국 중화기까지 동원된 '국군의 날(3월 27일)' 그는 학살 현장에서 숨졌다. 뚜와 함께 시위를 벌였던 한 현지인은 "그는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시민들을 지키려 한, 진정한 시민의 경찰이었다"고 슬퍼했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을 거두는 모습을 지켜봤던 뚜의 부친은 "내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추가 사망자 명단에는 뚜처럼 민주화를 열망하던 시민 투사들 이름이 새겨졌다. 지난달 22일 사가잉주(州) 반군부 집회에서 "공무원들이 더 많은 시민불복종운동(CDM)을 벌어야 한다"며 열정적인 연설을 했던 간호사 틴자 헤인(20)은 시위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하던 중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 만달레이에서 사망한 의사 티하 틴 툰은 미리 남겨둔 유서로 시민들에게 용기를 물려줬다. "최선을 다해 싸워라. 절대 포기하지 말라. 국민이 힘을 되찾을 때, 그때 멈춰라." 그의 메시지는 현재 미얀마 SNS에 퍼지며 또다른 저항의 동력이 되고 있다.
https://news.v.daum.net/v/20210330190013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