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밤 11시 30분쯤 빨간 반바지에 민소매 차림의 한 남성이 버스에 올라탑니다.
주변에 빈자리가 많은데도 이 남성은 뒷좌석에 술 취해 자고 있는 여성 승객 옆에 앉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맨 뒷자리에 앉은 승객에게 수상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 남성이 옆자리 여성 승객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성추행하는 걸 목격한 한 겁니다. 뒷자리 승객은 휴대전화로 찍으며 다른 승객에게 조심스럽게 손짓을 합니다.
범행 사실을 인지한 다른 승객은 곧바로 버스 기사에게로 가 조용히 상황을 알립니다.
승객의 신고를 받은 버스 기사는 여기 있는 거울을 보고 범행 상황을 파악한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상민 / 버스 기사]
"여성 분이 그걸 봤다고 다른 남성 분이 그걸 영상으로 찍었다고 빨리 신고를 해달라고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최대한 빨리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죠."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남성은 갑자기 팔짱을 끼며 태연히 자는 척합니다.
그리고 이내 옆자리로 옮기더니 버스에서 내릴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버스 기사는 뒷문을 열지 않고 앞문 하차를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시간을 끌었습니다.
[김상민 / 버스 기사]
"일단 문을 열면 무조건 내리니까 어쨌든 간에 최대한 시간을 버는 게 우선이니까 그 생각밖에 안 했어요."
결국, 종점 부근에 도착한 경찰은 버스에서 내린 40대 남성을 쫓아가 준강제추행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서울 금천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가 약 30분 간 피해 여성을 성추행했다"며 "승객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있어 혐의 입증이 수월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승객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라며 인터뷰는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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