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간다> 인권사회팀 이 문현 기자입니다.
이곳은 경기도의 한 왕복 4차선 도로입니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이런 현수막을 자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신축빌라인데, 실입주금이 0원, 결국 자기 돈 하나 없어도 새 집을 분양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돈 한 푼 없이 입주할 수 있다는 경기도 광주의 빌랍니다.
분양 상담사와 함께 들어가 봤습니다.
탁 트인 전망에 넓은 거실.
방 3개와 화장실 2개를 갖춘 전용면적 85제곱 미터의
새 집입니다.
가장 궁금했던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수중에 돈이 별로 없다고 하자, 계약금으로 100만 원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다른 집도 보고 싶다고 했더니 근처의 다른 빌라로 안내했습니다.
방이 4개나 있는 더 큰 집이었습니다.
가격을 듣고 머뭇거리자, 드디어 실입주금 0원의 마법이 나왔습니다.
실제 가격보다 금액을 높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이른바 '업 계약서'를 쓰라는 얘깁니다.
분양가는 2억 원인데, 3억 원짜리 집을 샀다고 계약서를 쓰면 2억 1천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은행이 바보가 아닐 텐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봤습니다.
분양 업자와 법무사 사무장, 은행이 모두 연관돼 있다는 설명입니다.
소개를 받은 집은 3층. 이미 팔린 바로 아랫집의 등기부 등본을 떼봤습니다.
분양가는 1억 9천9백만 원인데, 계약서에 적힌 매매가격은 3억 원.
이 금액을 근거로 은행에서 정확히 1억 9천9백만 원, 집값만큼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등기부 등본에서 이상한 점 하나가 보였습니다.
빌라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데 대출받은 곳은 46킬로미터나 떨어진 서울의 한 은행이었습니다.
먼 곳이지만 주택판매업자가 고용한 법무사 사무장과 연결된 은행이라고 합니다.
분양가 2억 5천5백만 원이라는 경기도 광주의 한 신축빌라.
등기부 등본에 찍힌 실거래가는 3억 4천만 원으로
같은 면적의 인근 신축 아파트와 가격이 같습니다.
조금만 비교해봐도 매매금액이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을 텐데 은행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겁니다.
돈 없이도 내 집을 살수 있다는 게 뭐가 문제인가 싶지만, 이런 업 계약 서는 부동산 가격을 부풀려 시장을 왜곡시킵니다.
또, 대출 금액이 집값과 같다 보니 자칫 은행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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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집사라진다고 난리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