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부부가 전 재산 처분해 한국 원정출산한 이유

몽골부부가 전 재산 처분해 한국 원정출산한 이유




 

부부는 앞서 세 아이를 잃었기 때문에 이번에 얻은 딸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컸다. 첫째는 2015년 11월 만삭에 3.5㎏으로 태어났지만, 장폐색 증세를 보이다 세 차례 수술 끝에 사망했다. 2017년 11월 둘째가 찾아왔지만 첫째와 똑같은 증상을 보였다. 첫째를 허망하게 잃었던 부부는 몽골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립 모자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산전 진찰도 성실히 받았지만, 둘째 역시 하늘나라로 떠났다. 부부는 둘째 사망 이후 유전자 검사를 받았지만 별문제 없다는 진단결과가 나와 아이가 잘못된 원인도 알 수 없었다.


2020년 찾아온 셋째는 임신 3개월도 안 돼 유산됐다. 부부는 이후 절망감에 빠져 출산을 포기했지만, 지난해 11월 예상치 못하게 넷째가 찾아왔다. 장폐색증으로 아이가 재차 잘못될 수 있다는 걱정이 떠나지 않았지만, 부부는 한 번만 더 해보자고 결심했다. 2024년이 용의 해인 만큼 왠지 건강할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첫째와 둘째에게 나타난 증상이 '잔인하게도' 넷째에게 똑같이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건 초음파로 증상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아이를 세 차례나 잃었던 부부는 몽골에서 아이를 출산하기 두려웠다. 부부는 친척 조카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고 만족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부부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병원에 연락했다. 치료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집(5,000만 원)과 차를 팔고 빚을 내면 감당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아내는 5월 27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첫 진료를 받았다. 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의 장이 이상하게 늘어나 있었다. 태아의 변 때문에 장이 막혀 팽창돼 있던 것이다. 의료진은 임신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응급제왕절개 수술을 하기로 했다. 의료진은 이달 10일 실시한 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에게 복수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태아의 장에 구멍이 생겨 복막염으로 발전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다음 날 응급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2㎏의 아이를 건강하게 꺼냈다. 임신 34주 만이었다.


(중략)


부부가 아직 납부하지 못한 치료비는 5,000만 원 수준이다. 한국 사람이면 100만 원가량 지불하면 되지만, 이들에게는 '외국인 수가'가 적용돼 병원비는 8,000만 원까지 늘어났다. 병원이 15% 감면해줘 부담은 조금 줄었지만, 몽골에서 들고 온 현금 2,300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부부는 치료비를 내기 위해 집(5,000만 원)을 팔았고, 몽골에서 타던 차량까지 내놨다. 한 달 정도 신생아 중환자실 신세를 져야 하기에, 병원비는 최대 2억 원까지 불어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부부는 딸이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이유가 생겼고 열심히 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아이를 위해 집까지 판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부부는 이렇게 답했다. “한국인과 몽골인 생각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몽골에선 아직도 후손을 남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이가 생기면 아이 인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만큼 더 열심히 살 수밖에 없어요. 계획하지 않은 아이가 생긴 걸 보면, 이번엔 꼭 잘될 것 같았어요. 어렵게 찾아왔는데 포기할 수 없잖아요. 한국 의료 수준을 몽골이 따라가지 못하고, 이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더 많은 몽골인이 누리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요.”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808968?sid=102

Comments 댓글 이미지 등록 : [이미지주소]

- 욕설, 비방, 어그로 댓글 작성 시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신고 부탁합니다.)

erdnk8334 06.28 12:45
우와
하반도우 06.28 23:36
그 아이는 한국국적을 가질수있습니다
이역만리를 건너온 이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인터넷이슈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추천
19740 클라우드플레어 에러가 뜨는 이유 2024.03.24 3207 5
19739 의사대신 용접하러간다 발언 근황 댓글+6 2024.03.24 4453 11
19738 "전기차는 금지" ...주차 갈등 폭발한 아파트 댓글+6 2024.03.23 3788 5
19737 가방 잃어버린 남성때문에 경찰들이 밥먹다말고 돌아온 이유 2024.03.23 3028 5
19736 작년 12월 새신랑 뺑소니 사망사건 근황 댓글+7 2024.03.23 3257 6
19735 대구 달성군 전국 군 자치단체 중 출산율 1위 댓글+6 2024.03.23 2791 4
19734 부실시공으로 3년만에 무너졌다는 대봉산 집라인 댓글+2 2024.03.23 3378 7
19733 미 정부 애플에 반독점 소송 댓글+5 2024.03.23 2454 1
19732 전기차 리콜 역대 가장 큰 규모 댓글+3 2024.03.22 4391 4
19731 20대 남성이 불난 아파트에서 사람 구하고 다녔던 이유 댓글+6 2024.03.22 3455 16
19730 아침일찍 구보 강요하는 고등학교에 빡친 재학생 댓글+4 2024.03.22 3859 5
19729 대학병원 교수가 100억대 전세사기 댓글+1 2024.03.22 3181 6
19728 망사용료 위해 뭉치는 글로벌 이통사들 댓글+3 2024.03.22 3056 4
19727 "자리맘에 안들어" 학생 주먹질에 실신한 교사…결국 학교 떠나 댓글+9 2024.03.20 4330 12
19726 미친듯이 올라가던 과일 가격 근황 댓글+13 2024.03.20 5132 14
19725 노점상 없는 벚꽃축제...관공서가 부지 선점 댓글+2 2024.03.20 397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