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식량난을 해결한 한국인

나이지리아 식량난을 해결한 한국인


 

1971년 나이지리아는 주식인 카사바에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퍼져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식량이 씨가 마르자 기아 문제도 심각했다. 나이지리아는 1967년부터 1970년까지의 ‘비아프라 내전’이 끝난 직후였다. 전쟁 후 50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했고 농토도 황폐해져 기근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1971년, 서울대 농과대학 조교수로 일하던 한상기 박사는 농업 연구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싶다는 생각에 국제열대농학연구소(IITA)에 지원서를 넣었고 연구소 부소장의 합격 편지를 받았다. 같은 해 영국 케임브릿지 대학에서 초청장까지 왔으나, 그는 선진국보다 열악한 제3국을 택했다. 


 

이곳에서 한상기 박사가 맡은 임무는 카사바 개량이었다. 카사바는 나이지리아 주 식량이었지만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로 씨가 마르고 있었다. 카사바를 생전 처음 본 한상기 박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같은 뿌리 식물인 토란과 카사바를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나이지리아 전역에 있는 카사바 종자는 물론 원산지인 브라질에서도 우수한 종자를 수집했다. 그러던 중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항체를 가진 작물을 우연히 발견했다.






한 박사는 그 작물과 브라질에서 가져온 카사바 종을 교배하여 수많은 개량종을 만들어냈다. 무수한 실패를 맛봤지만 IITA는 미국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금만큼은 무제한이었다. 5년의 긴 노력 끝에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에 항체를 가진 동시에 수확량도 좋은 '수퍼 카사바'종을 탄생 시켰다.









한 박사는 직접 나이지리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농민들에게 종자를 나눠주었다. 돈을 받고 판 것도 아니고, 공짜로 뿌렸다. 지나가다 병든 밭이 보이면 내려서 종자를 심어줬고, 마을 장터에 가서 아낙네들에게 종자를 한다발 씩 안겨주었다. 한 박사의 살신성인을 본 석유 재벌들도 사람을 보내 슈퍼 카사바 품종을 더 많은 곳에 보급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 노력 덕분에 슈퍼카사바는 나이지리아에 단 몇년만에 보급됐다.


카사바를 주식으로 삼는 아프리카 41개 국가들에도 보급돼있다. 이 슈퍼 카사바종은 지금까지도 내병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 밖에도 한 박사 개량한 고구마 품종은 66개국에서, 얌은 21개국, 식용 바나나는 8개 국가에서 재배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한 박사를 추장으로 추대하면서 감사함을 표했다. 1983년 나이지리아 요루바족 이키레 마을에서는 한상기 박사를 추장으로 추대했다. 아프리카에서 추장은 사람뿐 아니라 산천초목을 다스리는 지위에 해당한다. 그의 칭호는 '세리키 아그베(Seriki Agbe)', 현지어로 '농민의 왕'이라는 뜻다.







한상기 박사는 1994년에 IITA에서 은퇴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리고 남은 생애를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한 아내의 병간호를 하며 보냈다. 한 박사의 아내인 김정자 씨는 알츠하이머와 합병증으로 2018년 세상을 떠났다.

한상기 박사는 50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아프리카와 영국을 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고 하더라도 망설임 없이 아프리카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회는 없습니다. 과거로 돌아가도 다시 갈 겁니다. 서산대사의 ‘일왕불퇴’(一往不退·한번 갔으면 물러서지 말라)와 조주 스님의 ‘일진불퇴’(一進不退·한번 나갔으면 돌아오지 말라)를 평생 좌우명으로 살아왔거든요.'

Comments 댓글 이미지 등록 : [이미지주소]

- 욕설, 비방, 어그로 댓글 작성 시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신고 부탁합니다.)

대한남 2021.04.23 21:16
한 박사님도 고생하셨지만 록펠러재단이 열일했네
인터넷이슈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추천
11735 땅콩회항 조현아와 대법원장 댓글+5 2021.06.12 15:52 5072 6
11734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이 설레이는 이유 댓글+4 2021.06.12 15:50 4976 15
11733 IOC 독도관련 답변 댓글+12 2021.06.11 18:45 6175 13
11732 숨진 네이버 직원이 들었던 말 댓글+3 2021.06.11 16:08 6739 13
11731 광주 철거건물 붕괴 이유 댓글+4 2021.06.11 16:03 5634 8
11730 삼풍백화점 자리에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세워진 이유 댓글+8 2021.06.11 16:01 6176 12
11729 구글맵만 믿다가 죽을뻔한 여자 댓글+1 2021.06.11 15:46 7033 12
11728 연간 이용료 500만원짜리 범죄용 암호메신저 근황 댓글+3 2021.06.11 15:42 7571 17
11727 비디오머그가 욕 먹고 비공으로 돌린 영상 댓글+34 2021.06.10 16:41 8994 15
11726 햄버거 진상녀 댓글+7 2021.06.10 16:38 7742 16
11725 목숨바쳐 승객을 구한 대한항공 조종사 댓글+10 2021.06.10 16:30 5164 7
11724 연인 회사로 헬기 부품 납품.. 63억 챙긴 해군 중령 댓글+10 2021.06.10 16:27 5124 11
11723 너무 슬프고 화나서 눈물이 나온 뉴스 (이모부부학대) 댓글+15 2021.06.10 15:10 4219 3
11722 죽은 딸 아버지 앞에서 '하하하' 웃은 국선변호인 댓글+8 2021.06.10 15:01 5087 4
11721 가톨릭 역사에서 한국이 특별한 이유 댓글+13 2021.06.10 14:56 6030 20
11720 라이브방송이라 참고 최대한 순화한 아나운서 댓글+10 2021.06.10 14:21 775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