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50바늘 꿰맸지만 후회 안해”…‘묻지마 폭행’ 여성 구한 의인 인터뷰

“얼굴 50바늘 꿰맸지만 후회 안해”…‘묻지마 폭행’ 여성 구한 의인 인터뷰



 



“살려주세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지난해 11월 18일 이수연 씨는 아버지 이상현 씨와 차를 타고 집에 가던 중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시 운전을 하던 이수연 씨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한 여성이 괴한에게 마구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이 씨 부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를 세우고 여성에게 달려갔다.


이 씨 부자를 본 남성은 슬금슬금 도망쳤다. 부자는 우선 여성의 상태를 확인했다. 얼굴이 많이 다친 여성은 겁에 질려 있었다. 괜찮다는 여성의 말에 부자는 바로 폭행범을 쫓기 시작했다.


마침내 막다른 골목에서 폭행범과 마주 선 이수연 씨. 그는 상대에게 “그만두세요! 뭐 하시는 겁니까?”라고 소리를 지르며 기선을 제압하려 했다. 순간 상대방이 갑자기 품에서 칼을 꺼내 휘둘렀다. 이수연 씨는 그 칼에 얼굴을 찔렸다.


칼이 얼굴에 들어온 순간 이수연 씨는 얼굴에 뜨겁게 흐르는 액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칼이 지나간 자국을 만져봤다. 손바닥에 새빨간 피가 잔뜩 묻어났다.


이수연 씨는 기자에게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경찰에 그 남성을 넘길 생각만 하고 있었다”며 “남성이 칼을 가졌는지 전혀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가해 남성은 이수연 씨가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본 뒤 같이 있던 아버지 이상현 씨에게 달려들었다. 다행히 이상현 씨는 남성이 칼을 휘두르는 것을 보고 뒤로 빠졌다.


이수연 씨는 “제가 칼을 맞은 것 보다 가해 남성이 칼을 들고 아버지에게 달려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더 화가 났다”며 “동시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어쩌지’라는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수연 씨는 아버지 이상현 씨와 남성이 다시 도주하는 것을 보고 거리를 벌려가며 추적했다고 한다. 가해 남성이 500m 거리에 있는 공원 풀숲에 숨자 부자는 경찰에게 위치를 바로 알렸다. 이후 5분이 채 안 돼 출동한 경찰은 가해 남성을 그 자리에서 체포했다.


당시 가해 남성의 소지품에서는 밧줄까지 발견됐다. 피해 여성을 납치할 가능성도 있었던 것이다.





 

그의 얼굴에는 약 14cm나 되는 심각한 자상(刺傷)이 생겼다. 담당 의사는 칼이 얼굴 근육층까지 들어와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50바늘을 꿰매는 치료를 받았다.


이수연 씨는 “아직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PTSD 증상이 나타난 적은 없다”면서도 “이후 정신적인 부분이 걱정된다고 수사기관에 말하자 범죄피해자지원센터(범피센터)를 소개해 줘서 감정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줬다”고 전했다.


이수연 씨는 “범피센터에서 범죄 피해자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어 저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다만 흉터 치료의 경우 성형·미용으로 분류돼 지원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피해 여성은 이수연 씨가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수없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그는 “사건 현장에서 제가 다쳤을 때도 피해 여성분이 계속 괜찮냐고 물어봐 주셨다”며 “오늘 실밥을 풀러 병원에 왔을 때도 직접 와서 감사하다고 인사해 오히려 제가 감사했다”고 말했다.



경기서부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아버지 이상현 씨와 아들 이수연 씨. 최재호 기자



수원시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이재준 수원시장과 기념촬영을 한 아버지 이상현 씨와 아들 이수연 씨.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42373

Comments 댓글 이미지 등록 : [이미지주소]

- 욕설, 비방, 어그로 댓글 작성 시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신고 부탁합니다.)

sign 01.13 12:00
의인이다 진짜
neo7 01.13 16:36
여성분 감사하다고 인사하셨네유
인터넷이슈

일간베스트

  • 글이 없습니다.

댓글베스트

  • 글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추천
19186 줄줄이 "혐오 표현 사과"..커지는 논란 댓글+11 2023.11.29 13:47 4168 12
19185 사우디 vs 한국 최종 선택 홍보 영상 댓글+21 2023.11.29 13:42 4497 9
19184 중국의 1400년 된 불상 대참사 댓글+4 2023.11.29 13:40 3594 6
19183 치킨집 창업하는 2030 청년들 급증 댓글+7 2023.11.29 13:40 2930 0
19182 대구교도소 수감자 이송작전 댓글+1 2023.11.29 13:37 2525 4
19181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사망한 승객 재판 결과 댓글+5 2023.11.29 13:36 2124 0
19180 '전교 1등' 여중생, 두통 호소하다 뇌사…5명에 새 삶 주고 떠났다… 댓글+3 2023.11.29 13:34 4658 6
19179 빛, 대출만 쌓이는 2030들 근황 댓글+7 2023.11.28 12:11 4192 3
19178 철근 누락한 채 타설 끝낸 경기도 이천 모아파트 댓글+6 2023.11.28 12:09 3649 10
19177 요즘 서울 원룸 월세보다 무서운 관리비 근황 댓글+6 2023.11.28 12:06 3378 2
19176 현재 일본에서 이슈인 곰한테 잡아먹혀 죽은 대학생 댓글+3 2023.11.28 11:55 3694 6
19175 근무시간에 농협 직원들이 농사짓고 있었던 이유 댓글+4 2023.11.27 14:26 3775 10
19174 딸이 죽어서 다행이라던 이스라엘 아저씨 근황 댓글+9 2023.11.27 14:25 3368 8
19173 얼마전 제트스키 타고 한국으로 밀입국 했던 중국인 근황 댓글+3 2023.11.27 14:24 3849 11
19172 숏컷이면 취업이 힘들어진다는 요즘 여자들 댓글+22 2023.11.27 14:23 4262 3
19171 13만 경찰은 초과 근무 중단하라 댓글+26 2023.11.25 20:04 539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