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전에 주문하면 아침 7시까지 배송된다.
쿠팡이 자랑하는, 동시에, 한국정부가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앞으로는 없어질 수도 있다며 으름장을 놓는, 쿠팡을 대표하는 배송 방식이죠.
손쉬운 주문, 그러나 스마트폰 화면 뒤엔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막내가 두 살 되던 작년 3월, 4남매 아빠 정슬기 씨는 쿠팡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 달 5~6백만 원씩 벌 수 있대서, 맞벌이도 관뒀습니다.
쿠팡의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
정 씨는 주6일 심야와 새벽에 일했습니다.
정 씨가 일했던 남양주2캠프를 밤새 지켜봤습니다.
저녁 8시 반, 배송 트럭들이 하나 둘 들어갑니다.
잠시 뒤 상품을 싣고, 배송구역으로 출발합니다.
새벽 1시반, 차량들이 돌아오고 2회차 물품을 싣고 다시 나갑니다.
새벽 4시, 마지막 3회차 배송을 위해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듭니다.
정 씨도 매일 밤 세 차례씩, 경기도 남양주와 서울 상봉동을 오갔습니다.
하룻밤 이동 거리만 100킬로미터가 넘습니다.
요즘같은 장마철엔 특히 더 힘들어 했다고 합니다.
쿠팡은 멤버십 고객들에게 배송 예정일을 약속합니다.
이른바 PDD(Promised Delivery Date).
밤 12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송 완료.
PDD는 로켓배송의 핵심입니다.
쿠팡CLS와 배송 위탁업체 간의 합의서.
PDD를 못 지키면 위탁 계약은 즉시 해지될 수 있습니다.
해지 기준은 0.5%.
200개 중 1개만 늦어도 안 됩니다.
본인 할당량만 끝냈다고, 끝난 건 아닙니다.
동료가 배송이 밀리면, 가서 도와줘야 했습니다.
원청업체인 쿠팡CLS 직원이 직접 지시했고, 정 씨는 '개처럼 뛰고 있다'며 지시에 따랐습니다.
4남매를 둔 41살 정슬기 씨의 사망 원인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
과로사의 대표적인 원인인 뇌심혈관계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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