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로 얻는 연금 혜택 논란에 대해서

올림픽 메달로 얻는 연금 혜택 논란에 대해서

몇년전부터 한국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연금 제도나 병역 혜택에 관해 이런저런 논란이 많은데 일단 본인은 연금혜택과 엘리트체육 및 생활 체육 그리고 국위선양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함.

주제가 주제인 만큼 글이 많이 길거임.... 이해해주시길.....

1. 메달리스트들이 받는 연금은 내 세금이다??

일단 사람들이 꼭 거론하는게 '내가 낸 세금으로 왜 연금 줌?'이란 말이 나오는데 일단 팩트 체크부터 하겠음.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주체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라는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임. 그럼 결국 세금으로 연금 주는거 아니냐라고 섣불리 결론 낼텐데, 일단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어떻게 연금 재원을 마련하는지부터 알려주겠음.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주 수입원은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임. 그리고 그렇게 운영한 사업으로 얻는 매출액이 5조가 넘음. 그리고 1년에 4000억이 넘는 세금을 냄.

그리고 여기서 잠시 메달리스트들이 받는 연금 총액을 한번 대강이나마 계산해 보겠음. 일단 계산에 앞서 연금제도가 시행된게 1975년임.

현재 한국의 메달리스트는 동계 하계 올림픽을 합해서 약 400명 가량임. 그중에 금메달리스트는 140명이 좀 안 됨.(아마 이번 파리 올림픽이 끝나면 140명이 넘을 듯) 금메달 따면 받는 연금이 매월 100만원이니 메달리스트 한 사람이 1년에 1200만원의 연금을 수령하게 됨. 수령자가 140명이니 1년이면 140명이 약 17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게됨. 그리고 그 140명이 1975년부터 2024년까지 받았다고 가정해도 49년간 누적금액이 833억원임. 이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년 단위로 내는 세금 4000억원의 5분의 1에 불과함. 은, 동 메달리스트들의 49년치 연금과 그들이 받아온 포상금, 일시장려금 등을 합해도 진흥공단이 내는 '1년 세금'의 절반도 채우기 힘듦.

설령 세금에서 메달리스트들에게 직접 지급된다고해도 사실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낸 세금에서 지급되는 꼴임. 다시 한번 말하지만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민간을 대상으로 한 자체 사업에서 5조원이 넘는 연 매출을 창출함. 사실상 메달리스트들의 연금은 민간에서 나오는거나 다를 바가 없음.

따라서 '내 세금에서 나오는 연금'이라는 비판은 사실관계부터 틀린 말임.

더군다나 금메달리스트들의 연금으로만 공단이 낸 세금 총액을 넘을려면 동계 하계 대회를 최소 수십번을 넘게 치러햐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백 수십년은 걸림. 그것도 대회당 금메달을 10개~15개를 꾸준히 확보한다고 가정했을 때임........ 근데 백년 뒤에도 올림픽이란 대회가 존속할 거라고 어떻게 장담함??

추가로 한국 정부 1년 예산이 600조원이 넘음. 그리고 정부 재원 과반 이상이 법인세임. 일반 근로소득자, 자영업자의 세금이 낭비될 여지가 사실상 거의 없음. 더군다나 400명에게 매년 주는 20억원 안팎의 연금액으로 세금 어쩌고 하기에는 꼬리에 붙은 털 한가닥이 몸통을 흔들기를 바라는 거임.

내 얘기를 '니가 낸 세금이 들어갈 일 없으니까 비판하지 마셈' 식으로 극단적으로 오해하지 마시길. 깔거면 재원 출처와 현황을 제대로 짚고 까자는 의미임.

2. 국위선양은 정말 의미가 없는가??

많은 사람들이 냉전시기 체제선전식의 국위선양이 21세기에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함. 나도 동의함. 그런데 체제선전식의 국위선양이 아니라 21세기 소프트파워로서의 국가이미지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국위선양이 정말 의미가 없을까??

혹자는 '중국이 금메달 많이 따봤자 국가이미지 개선 됨??'이라고 말하지만 이건 중국이 역사공정, 문화공정, 무엇보다 씹진핑의 존재로 어그로를 거하게 끈 게 더 큰 이유임. 탁구와 배드민턴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탁구와 배드민턴 실력이 세계 최강이라는 사실은 인정함.

국위선양 아니 국가브랜드 측면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이미지 개선은 필요한 일임. 사람들이 간과하는게 국가의 대외적 이미지는 주어지고 만들어진게 아니라 '만들어가면서 관리해나가는 것'임.

그런 국가브랜드 영향력의 강력한 예시가 뭐임 줄 앎? 바로 '일뽕'들임. 물론 안 좋은 예시지만.........

최근 한국에 대한 대외적 긍정적이미지와 관심이 증대된까 교민들은 대우받는게 달라졌다고 증언하고 해외출장간 사람들중엔 '일처리 속도'부터 달라졌다는  증언도 종종 나옴. 당장 여행 유튜버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관심받고 대접 받는거 여러분도 많이 봐오지 않음??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인지 유학생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10년전에 외국인들에게 떡볶이를 소개해줬을 땐 아주 혹평 일색이었는데 최근에는 지들이 먼저 먹으면서 맛있다고 찬양질을 한다고 함. 그거 보면서 문화적 파급력을 느꼈다고 하잖아??

삼겹살도 마찬가지임. 내 기억으론 원래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을 외국인들은 이해를 못했음. 저런 지방 많은 부위를 왜 먹냐고 함..... 근데 지금은?? 지들이 먼저 먹고있잖아? 그것도 아예 지들 나라에 한국식 고깃집을 차려가면서.

스포츠에서의 성과도 위의 예시들과 비슷한 역할을 함. 페이커 때문에 전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한국이란 나라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여러분이 나보다 더 잘 알지 않음? "E 스포츠에서 한국이 가지는 위상은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가지는 위상과 같다"고 한 외국인도 있었음.

3. 병역 혜택에 대해서

이건 나도 어느정도 일반적인 여론에 동의함 앞으로는 다른 방향으로의 혜택 개선이 요구될 거 같긴함.

다만 아쉬운 점은 병역혜택과 관련된 논란, 특히 공정성과 관련된 논란이 진정한 의미의 공정성이나 비판적 통찰에 근거하기보단 '나만 당할 수 없지'란 심리가 더 강한듯해서 아쉬움.......

4. 선수 개인의 영달일 뿐이다??? 선수들이 알아서 사기업 스폰서를 구해야 한다???

ㅇㅇ 맞음 올림픽 메달이 사실 개인의 영달인 건 사실이지 뭐... 근데 정말 개인의 영달에 불과할까?라고 하기엔 파급력이 생각보다 큼. 많지는 않지만 한 명의 스타로 인해 해당 종목이 국민적인 인기를 끌게 되서 상업성을 갖추는 경우도 있음.

김연경이 여자배구 세계 최고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여자 배구도 잠재력이 있다는 걸 보여줬음.

박지성, 손흥민의 활약이 개인의 영달로만 끝났음?? 그들로 인해 한국 축구가 인정 받고 한국인 유망주들이 좋은 조건으로 빅리그에 진출함. 그리고 그 성과로 인해 한국 축구 투자의 근거를 갖게 되고 흥행도 하게 됨. 물론 정몽규라는 암초가 있긴한데......

한국 양궁의 사례도 있음.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 덕에 한국인 지도자들이 해외 대표팀 감독으로 스카웃되고 현 시점 양궁활 최고 브랜드 역시 한국 기업이 만든 made in korea 제품임.

당신에게까지 향하진 않는다고 해서 파급력이 없는게 아님.

한국 스포츠의 문제는 스타 선수로 인해 발생한 그 파급력을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를 걱정해야 됨.

그리고 스폰서도 알아서 구하라고?? 스폰서 해줄 기업이 먼저 스폰서 해주겠다고 제안하는 경우가 더 많음. 걱정 안해도 됨.

5. 엘리트 체육에 대한 지원을 없애고 생활체육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

개인적으로 가장 답답한 얘기임. 정말로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칼 같이 분리가 가능하다고 봄?? 지금 각 종목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과 프로화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간의 연계임. 이건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임. 학교다니면서 운동병행하다가 프로될 가능성이 보이면 엘리트 체육하는거고 아니면 운동포기하는거고 그런거임.

혹자는 다른나라들처럼 직업가지고 알아서 운동하면서 금메달 따야되는거 아니냐 그러는데 그런 사례는 의외로 많지 않음. 직업 갖고 운동하는 건 그 나라에서 그 종목 인프라가 안 좋고 시장성이 없으니까 궁여지책으로 일하고 퇴근 한 후에 운동하는거지 얘네들도 여건되고 스폰서 구하면 전업으로 운동만 함.

그리고 우리나라 실업팀 선수들도 엄연히 직장인임. 걔네들도 퇴근하고 운동 함.

설령 여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생활체육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고 해보자. 진짜로 엘리트 체육보다 생활체육에 대한 지원이 돈이 덜 들고 더 효율적일거라고 생각함?? 전 국민을 상대로 인프라를 구축해야 되는데?? 척봐도 조단위의 예산 집행이 필요할 거 같지 않음?? 상술한 메달리스트 연금이랑 비교해보길 바람. 메달리스트들 1년 연금보다 덜 들억갈 거 같음?? 어디 인구 몇만밖에 안되는 군 지역도 인프라 투자할려면 최소 몇 백, 몇 천억이 들텐데?? 그 생활 체육에 들어가는 돈은 여러분들 세금 아님?? 만약 누군가가 "난 운동에 관심도 없고 할 생각도 없는데 왜 내 세금을 들여야 함??ㅠㅠ" 이러면 어떻게 설득시킬려고?? 이쯤되면 '내 세금 타령'은 의미없는 순환논리 무한반복이라는 생각이 안 듦??

그리고 생활체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린다고 해서 여러분들 퇴근후에 운동할 시간 확보하기가 쉬움?? 현행 노동 시간에서?? 생활체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단순히 돈만 들이면 다가 아니라 사회문화, 노동환경 개선이 선행되어야 함. 단순히 투자를 줄이고 늘리자는 말만하는 거 보면 일반 국민수준이랑 전시행정에 집착하는 꼰대관료, 정치인들 수준이랑 다를바가 뭔지 모르겠음.


추가로 세금과 재정 지출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음. 한국 사람들은 뭐만 하면 "내가 난 세금" 운운 하면서 세금 타령을 하는데 세금을 활용한 재정지출은 그렇게 결정되는게 아닌거 사실 잘 알잖아?? 막말로 세금 타령하는게 과장 좀 보태면 결국 '날 위해 세금 써라'라는 건데 그게 바로 이해관계자의 개입이고 그게 재정불건전화/악화의 첫 걸음인거 알지?? 그런 이해관계자들의 난립때문에 온갖 파행이 벌어지는거고. 잼버리 사태랑 안동시 유교테마파크보면 감이 오지않음??

세금과 재정지출은 전체 효용증진을 위해 이루어지는거지 누군가에게 혜택이 없다고 해서 집행 안되는게 아님. 어떻게 세상 모든일이 전부다 나와 관련 되겠음? 안그래?? 국세로 거두어지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그런거임. 서울 사람이 내는 소득세가 지방사람을 위해 집행될 수도 있는거고, 지방소재 기업이 낸 법인세가 서울 시민을 위해 집행될 수도 있는거임.

한국 사람들은 사회 이슈에 대해 관심들은 참 많은데 그 이슈에 대해서는 너무나 피상적이고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접근함. 그거는 정말로 안타까움.

내가 쓴 글에 대해서 얼마든지 반박해도 됨. 오히려 환영함.

그런데 '내 세금 왜 들어감??ㅠㅠ'같은 반박 말고 팩트에 기반한 제대로 논거를 갖춘 반박이었음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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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복싱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싶음. 난 복싱팬으로서 한국 복서들이 프로로서 wbc, wba, wbf 같은 세계무대에 도전하는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비판 받을 때마다 어느정도 동의하면서도 참 안타까움.

그런 큰 무대에 뛰게 해줄 프로모터 구하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유명해지기 전까지 정말 배고픈 나날의 연속인데 성공도 장담 못할 그 길을 걸으라고 등을 떠밀고 싶지는 않음.......

차라리 실상을 아는 팬으로서 선수들이 실업팀에서 주기적으로 나오는 월급을 받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길 바라게 됨.

사람들이 실업 팀 선수가 기본적으로 1억씩 받는 줄 아는데 그런 선수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거나 전국체전 우승후보에 들 정도의 강자임. 그런 최상위권 선수가 각 팀마다 얼마나 되겠으며, 그 강자들과 싸워서 결국 우승을 해야 억 대 연봉을 받는데 그 확률을 뚫고 1억이 넘는 연봉을 당연하게 가져갈 선수가 얼마나 되겠음?

지자체장이 세금 슈킹하는 것보다 실업팀 선수들이 세금 문제로 더 욕먹는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생각 됨.
호환 08.01 00:18
[@저는조날리면이란적기시다소맥심리적바이든] 오랜만에 글 같은 글이네.
희댕 08.01 09:02
'문화의 힘'이 체육진흥과 연관이 큼. 계속해서 장려해야하고 그 중 중요한 하나가 국가대회 참가 선수들 지원하는 거지. 그거라도 없으면 비인기 종목은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없어질꺼고 우리가 누리는 문화의 폭이 점점 줄어드는거임.
그 공무원 놈은 어려운데서 힘쓰는 선수들 노력은 하나도 이해 안하고 그저 지 힘들다고 찡얼찡얼 대고 있으니 욕 먹을 짓이지
NewAltsp 08.01 09:45
다른건 모르겠고 법인세 재원이 과반이 넘는다는건 거짓말. 법인세는 세수입의 20%정도이고 그보다 소득세가 더 많고 그다음에 부가가치세임. 대체로 일반인이 담세하는 소득세+부가가치세가 과반임. 그리고 법인의 구성도 결국 자연인들인이라 담세자가 누구냐는 갈리지.
[@NewAltsp] 내가 잘못 알고 있었네. 지적 감사함.
크르를 08.01 19:17
포상은 할 필요 있지

그정도 사회는 되니까

하지만 연금 에 군면제 혜택 이런건 불필요 하다고 봄
[@크르를] 군면제 혜택은 논의가 필요하다는거엔 어느정도는 동의함. 근데 연금이 불필요하다는 건 내 글을 제대로 안 읽었다는 생각이 듦.

연금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급하는거고 기관 자체의 수익으로 주는 거나 다름이 없다니까?

연금이 불필요하다는 거엔 단순히 내 세금이 들어가니까란 주장은 아무 의미 없다는 걸 밝혔음. 다른 근거가 있나요??
[@크르를] 형 말대로 연금을 주지않는 대신 포상금을 대폭 향상하겠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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